제미란씨, 미술 치유 워크숍 진행 | ||
"오감을 깨워 이성에 억압된 감성을 찾고 주체성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나를 발견하는 과정을 타인과 공유하면서 '우리'를 확인하는 거죠." 여성주의 문화단체 문화미래 이프에서 미술치유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제미란(45)씨는 미술치유의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오감을 통해 느끼고 표현하는 '드러냄의 테라피'라는 것이다. 지난해 해외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한 '길 위의 미술관'이라는 책을 내놓으면서 '미술평론가'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제씨는 '미술기행가'라는 표현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제씨는 1980년대라는 혹독한 시절에 겪은 언어장애가 그를 미술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성적인 것에 대한 억압을 예민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말이나 글로 논리정연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어느날 한여름에 지쳐 쉬고 있는 노동자의 모습을 봤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예수같아서 그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죠. 그런데 말이나 글로 표현이 안되니까 그림이 생각났어요." 그렇게 본격적인 미술 공부를 시작해 대학원에서 회화를 공부하면서 결혼을 하고 두 아들을 낳았다. "그 전까지는 반 남성이었죠.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고 나니 내가 여성이라는 자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여성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2001년엔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훌쩍 프랑스로 떠나 여성학을 공부했다. 이런 제씨의 미술 공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브라질의 미술가 리지아 클락이다. "화가와 관객, 예술과 비예술을 경계를 없애 참여자가 소통하는 공동의 작업을 하면서, 전시장에 갇혀있는 미술작품은 만지면 안되는 것이라는 예술 개념의 틀을 깬 사람이예요" 제씨의 미술치유 워크숍도 리지아 클락을 소개하고 뫼비우스의 띠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다. 뫼비우스의 띠를 따라 가위로 오려내는 행위를 통해 안과 밖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원적인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워크숍은 항상 글쓰기로 마무리된다. "둥둥 떠다니는 인상이나 느낌을 반추해 마치 데칼코마니를 찍어내듯 글쓰기를 통해 그 느낌을 잡아 모아내는 것이죠." 여성주의예술가 그룹인 '입김'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제씨는 9월에 미국에서 있을 전시회도 준비하고 있다. '전통과 여성'을 주제로 한 전시회에서 제씨는 눈물과 콧물, 술냄새, 분내가 가득한 기생의 베개를 표현한 '천년베개'라는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길 위에 미술관'에 이어 한국의 여성 미술가를 소개하는 두 번째 책도 내년 여름께 출간할 계획으로 준비중이다. 두 아들의 엄마와 아내 노릇까지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제씨는 워크숍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뉴스검색제공제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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